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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는 끓여먹는 라면이 거의 없다. 아니, 그런 개념 자체를 사람들은 잘 모른다. 라면하면 그냥 뜨거운 물을 부어 잠시 후 먹는 종류가 전부다. 그러니까 모두 컵라면이다.

종류는 정말 많다. 수십가지, 아니 백 가지는 되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심지어는 컵라면인데 컵이 없는(-.-) 컵라면도 있다. 그래서 대만에서 라면을 살 때는 주의해야 한다. 아니, 특별한 수입산이 아니면 봉지에 들어있더라도 끓여먹는 라면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까르푸(쟈루푸 라고 발음한다) 같은 큰 슈퍼마켓에서는 똑같은 라면인데 컵에 들은 것과 봉지에 들은 것이 있다. 봉지에 들은 것은 일종의 '번들'로, 값이 좀 싸다. 그래서 학생들은 주로 이걸 먹기 위해 방에 큰 사발 하나씩을 가지고 있다. 컵라면 용 사발이다. 나도 그걸 애용했다.

싼 것은 10원짜리도 있다. 세븐일레븐에서 컵/용기에 든 것 중에 가장 비싼 것이 50원 정도 하니, 그 차이가 꽤 크다. 50짜리는 아마 봉지로 40원 정도 하니 대략 이 비율로 저렴하다.

나는 돼지고기를 안 먹기 때문에 주로 닭고기나 야채를 먹었는데, 야채는 특히 불교도 용으로 따로 제작된 것이 있어 애용했다. 쇠고기는 대개 큰 덩어리의 고기가 들어있어서 값이 비교적 비쌌다.

이것이 바로 이뚜어찬 쇠고기 홍소육


이건 내가 가장 좋아하던 이뚜어찬 홍사오뇨로미엔紅燒牛肉麵이다.

너무 오래 갖고 있어 면이 많이 부서졌지만 원래는 꽤 큼지막하다. 우리나라 왕뚜껑 보다 약간 작고 더 높은 용기에 한가득 들어있다. 세븐일레븐에서 45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속을 열어보면 면과 네가지 스프가 들어있다.

홍소육, 기름, 매운양념, 분말스프, 네 가지 스프가 들어있다


네 개의 스프 중에서 가장 큰 놈이 홍사오뇨로, 즉 쇠고기 홍소육紅燒肉이 들어있는 스프다. 말린 것이 아니고 양념에 푹 절인 홍소육이 들어 있다. 그 다음 약간 붉고 누런 색이 기름이다. 이건 선택이다. 한번 정도 볶은 쇠기름인데, 넣어도 되고 안 넣어도 된다. 매우 강하다. 밑에 짙은 색 스프는 매운 양념인데, 고추기름하고 비슷하지만 더 기름지고 맵다. 오른쪽 끝의 것이 우리가 흔히 아는 가루 스프.

분말스프. 라펀, 파, 장아찌 등이 포함되어 있다


가루 스프는 이렇게 생겼다. 우리나라 스프와 거의 비슷하다. 싸구려 컵라면에는 달랑 이거 하나만 들어있다. 그런데 좀더 코가 맵다. "코가 맵다"라고 한 이유는, 입으로는 별로 안 매운데 실수로 가루를 코로 들이마시면 아주 맵고 재채기가 나기 때문이다. 쓰촨식 '라펀辣粉'이 아닐까 추측하는데, 그다지 맵지는 않다.

푸짐하기 그지없는 홍소육


이게 바로 홍소육이다. 사진에는 이미 좀 가라앉아서 많아 보이지 않지만 사실은 꽤 많은 양의 고기덩어리가 들어있다. 우리나라에서 쇠고기라면이라고 주장하는 라면에 들어있는 쇠고기가루(!) 혹은 개미눈꼽만한 말린 쇠고기와는 많이 틀리다.

홍소육 스프는 미리 뜯어 넣지 않고, 물을 붓고 뚜껑 위에 놓아둔다. 컵라면의 경우 뚜껑에 해당하는 종이 위에, 사발의 경우에는 사발 뚜껑에 얹어둔다. 그리고 알맞게 라면이 불면 그 위에 사진처럼 부어 먹는다.

이뚜어찬으로 돼지고기도 있고 쇠고기도 다른 종류가 있지만 나는 이 홍소육을 제일 좋아했다. 이 사진은 최후까지 갖고 있던 것이다. 언제 또 먹어볼지 아쉽기만 하다.

홍소육은 일종의 장조림 같은 것인데, 맵고 짜게 쇠고기 덩어리를 절여놓았다가 끓이거나 삶아 먹는 요리법이다. 일반 음식점에서 한번 먹었는데, 기름이 엄청 나오고 느끼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 몇번 얻어먹었지만 대개 굉장히 느끼했다. 그래도 맛은 대체적으로 괜찮았다. 쇠고기 특유의 노린내를 없애기 위해서 그렇게 맵고 짜게 했을텐데, 실제로 냄새가 나지 않아서 차라리 먹기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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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三更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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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07 03: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gourri 2009/08/28 13: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홍소육 정말 맛있더군요^^
    귀국할때 두개밖에 안사온게 후회됩니다.ㅠㅜ